2014년 5월 2일 금요일

어제 (5.3)



작업을 하려고 컴퓨터실에 왔는데

공공장소에서 시끄럽게 전화 통화하는 사람이 있어서 돌아버리는 줄 알았다.





어떻게 영화를 재밌게 직관적으로 찍을 수 있을까.
 
어제 영상 낙서를 하면서 느낀 게 많았다. 거기에다 오늘 형민이가 편집해온 영상을 보니 더 느낀 점이 많았다.
 
연기도 하고, 즉흥적으로 연출하고, 아이디어를 내놓고,
 
그걸 협동해서 결과물로 만들어내는 것이 흥분되는 경험이었다.
 
더구나 나와는 전혀 다른 편집 관점으로, 짧은 시간 안에 급하지만 완성도 높게 만들어온
 
영상을 보니 정말 사람은 끊임없이
 
만들고 꼼지락거려야 성과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끄럽던 사람은 이제 전화를 끊었다.
 
이제 시나리오를 쓰려고 하니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쓴 거를 프린트해서 전주 가서도 계속 고민해보자.





단편 시나리오는 어쨌든 다음주 전에 끝내야 한다.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과, 소재와 전개 방식의 영화들.
 
잉마르 베리만의 <<늑대의 시간>>을 봤는데
 
스토리나, 천착하는 인간의 마음과
(과거의 여자에 대한 집착, 현재 관계 맺고 있는 사람과의 불화), 부와 예술의 관계,
유혹, 살인 등의 주제가 암시적으로 녹아 있다.



물론 상업영화를 그런 식으로 풀어갈 수는 없겠지만
 
뭔가 이런 영화를 통해 영감을 얻고 동력을 얻는다.



아까 우연히 그런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해일이 마을을 뒤덮는 끔찍한 상황의 그림 다음에

스프링클러에서 물이 분수처럼 나와 부유한 누군가의 정원을 촉촉이 적시는 그림을 붙였다.

그랬더니 묘한 아이러니와 풍자의 느낌이 나왔다.

유사성에 근거한 편집이 아이러니를 유발한다.  



다시 보니 그건 부유한 누군가의 정원이 아니었다.
 
메마른 산에 둘러싸인 드넓은 대지인데, 풀은 거의 없이 드문드문 있다.


하여간 남은 몇 분간 시나리오에 대해서 생각해보자.
 
내일, 아니 집에 가서 바로 잠을 청한 다음, 잠이 오지 않으면
 
시나리오를 붙들고 물고 늘어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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